허전하다

Saturday March 12, 2011

(서강대 한국어학당 6급 쓰기 2011.3.10 감정 묘사)

문을 장그고 나서 그는 천천히 돌아서서 아파트 안을 둘러보았다. 싱크대에 쌓여 있는 접시들이 그와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 보였다. 이틀동안 외롭기만 했었던 게 분명했다. 방바닥에 어수선하게 뒤덥여 있는 여성 옷과 마찬가지로 그는 오늘도 청소하기 위해 손댈 기운이 없었다.

꿈 속에 있는 것처럼 그는 방을 지나 창문턱에 나섰다. 거기에 있는 작은 꽃도 죽었으면... 이제 그는 그 꽃을 위해서만 살게 되었구나.

창문 밖에는 날이 훌륭하게 밝았다. 빛이 들어왔지만 빛보다 그림자들이 더 심하게 눈에 보였다. 빛하고 암흑, 그 정반대로 세상이 지금이라도 무누져 버릴 듯싶었다.

이 꽃도, 눈물로만 살 수 있겠는가. 그는 다시 깅크대로 가 더럽지 않은 잔을 찾았다. 한 머그잔은, 립스틱 얼룩이 있었다. 이 걸 보고 그는 멈추었다. 온몸이 떨렸다. 소리없이 그는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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